[184국서 보는 IHT 신문] 골드마크 회장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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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리에 본사가 있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피터 골드마크 회장이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일보 영자신문 창간기념식 참석차 방한(訪韓)했다.

IHT는 전세계 1백80여개국에서 배포되고 있고 '세계 신문(world newspaper)' 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골드마크 회장은 "만일 화성인이 지구상에서 단 하나의 신문만 고른다면 단연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될 것" 이라며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 IHT가 전세계 가장 많은 나라에서 읽히는 이유가 무엇인가.

"IHT에는 세 가지가 결합돼 있다. 첫째는 모든 지구촌 뉴스를 가장 간결하게 요약해 전달하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백한 관점을 IHT는 제공한다. 두번째로 우리는 정치적인 압력이나 광고주로부터 독립돼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수많은 독자들이 IHT를 찾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세번째로 IHT는 길지 않다. 뉴욕 타임스처럼 1백쪽이나 되면 누가 다 그것을 읽겠나. 아주 정밀한 렌즈의 시각을 IHT는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 특파원들은 얼마나 되나.

"우리는 1백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특파원들이 보내온 기사를 게재한다. 또 IHT 자체적으로도 약 20~25명의 특파원들을 파견 중이다."

- 중앙일보는 IHT의 한국판 발행을 맡으면서 영자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협조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또 있는가.

"그렇다. 독일과 이스라엘, 그리스와 이탈리아 최정상 신문들이 중앙일보처럼 IHT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자신문을 발간한다. 스페인의 모 신문사는 내년부터 IHT와 자사 영자신문을 동시에 발간한다. 이밖에도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다."

- IHT가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중앙일보와 파트너십을 맺게 됐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IHT는 그동안 일본과 한국,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은 아시아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한국의 지정학적 입지를 생각해보라. 나는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여기 서울이 (일본.중국.러시아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일종의 '균형점' 이라고 생각한다. IHT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전진하는 중앙일보와 손잡은 것은 복잡한 전략이 아니다. 당연한 귀결이다."

- IHT와의 제휴관계를 통해 중앙일보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나.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과 유럽의 비즈니스맨들은 IHT와 중앙일보 영문판을 집어들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 밖에서 한국을 알려는 사람들은 중앙일보를 통해야만 한다. 외국의 리포터들이 한국에 대해 코멘트 할 때도 중앙일보를 인용할 것이다. 물론 지명도는 하루아침에 높아지진 않는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세계를 향한 한국의 창이 될 것이다. 또 인터넷 중앙일보의 영문뉴스도 한국내 다른 어떤 신문보다도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 나는 중앙일보 영문판이 최고의 수준이 될 것임을 장담한다."

- 중앙일보 영자신문을 읽고 난 소감은.

"좋은 출발이다. 전문가들에 의해 편집되고 적절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 IHT의 목표는 뭔가.

"인류는 그동안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있고 신문은 그 여행의 동반자다. 영향력 있고, 많이 읽히고, 존경받는 신문이 되는 게 우리 목표다."

록펠러 재단의 사장 자격으로 세번이나 한국을 방문했고 1994년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과 함께 평양에도 다녀왔다는 골드마크 회장은 인터뷰 내내 유머를 잃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종이신문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라디오가 처음 나오고 TV가 처음 발명됐을 때도 있었다. 걱정할 일이 아니다" 고 웃어넘겼다.

김종혁 기자

<피터 골드마크 회장은…>

▶버몬트주 퍼트니대 역사학 전공

▶1975~77년 뉴욕주 예산국장

▶1977~81년 매사추세츠주 사회복지국 사무총장

▶1988~97년 록펠러재단 사장

▶1998년~현재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회장.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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