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러브호텔 전쟁서 주민 '절반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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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주거 및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해 러브호텔.유흥업소 등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주민.시민단체들이 '절반의 승리' 를 거두고 있다.

주거지 인근의 러브호텔 문제는 이미 영업 중인 업소에 대한 대책이 난관에 부닥쳐 있으나 그동안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막고 있던 행정당국과 유흥업소 업주들이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교육청은 학교환경위생정화위 심의회의록 등 행정정보 일체를 공개했으며, 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 업주들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자율정화 방안을 마련했다.

고양시측도 다각도의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업주들의 법적 대응 등 반발도 만만치 않아 법정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교육청=고양교육청은 지난 12일 학교환경위생정화위 심의회의록 및 학교장 의견서.심의위원 명단 등 행정정보 일체를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고양교육청은 그동안 일산신도시 대화동 주민들의 정보공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주민 1천5백19명이 지난 8월 23일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었다.

주민들은 교육청이 정보를 공개함에 따라 소를 취하하고 학교정화위의 심의자료 등을 분석해 러브호텔 난립 책임자에 대한 퇴진운동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 유흥업소=일산신도시내 대형 나이트클럽.룸살롱 등 유흥업소 업주 35명은 12일 간담회를 갖고 퇴폐영업 근절을 위해 자율정화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업주들은 그 방안으로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여성 신체 과다노출 전단 부착 및 배포 중지▶차량과 러시아 여성 등을 동원한 홍보활동 중지▶청소년 고용 및 매매춘 강요 또는 알선 중지▶대형 풍선형 홍보탑 철거 등을 결의했다.

◇ 고양시=황교선 고양시장은 13일 오후 주민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백석동에 신축 중인 대형 나이트클럽의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黃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선 업주를 상대로 교육과 주거환경에 지장이 없는 업종으로 변경토록 권유해 나갈 계획" 이라며 "업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영업을 막을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黃시장은 ▶미착공 중인 러브호텔 허가 취소▶신축 중인 업소 용도변경 추진▶영업 중인 업소 용도변경 또는 이전 추진 등의 방안을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12일 미착공 러브호텔 업주 5명과 간담회를 갖고 업주들이 용도변경 및 이전에 불응할 경우 건축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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