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 나홀로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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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부분의 서비스업이 장사가 되지 않아 울상인데 호텔업만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 호텔업 호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7일 통계청의 '8월 서비스업 동향'에 따르면 8월 호텔 매출은 1년 전보다 18.5%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매달 10% 이상의 매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황금 연휴'가 있었던 지난 5월과 6월에는 매출 증가율이 40%를 웃돌았다. 반면 국내인이 주로 이용하는 콘도는 8월 매출이 1년 전보다 12% 줄었다.

특급 호텔에선 방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롯데 호텔은 이달 평균 투숙률이 90%를 넘어섰다. 지난 5~6일에는 남는 방이 하나도 없었다.

일본 휴일(체육의 날)인 11일을 전후해서도 객실 예약이 모두 찼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 프라자 호텔, 웨스틴 조선 호텔 등 서울시내 주요 호텔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호텔 투숙객이 늘면서 부대 시설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라호텔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면세점에서 나오는데 최근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호텔들이 호텔 밖에서 영업하는 고급 외식 매장이 경기를 덜 타는 고소득층 때문에 장사가 되는 것도 나홀로 호황의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 호텔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사스 발병이 뜸해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며 "한류 열풍으로 일본에서 한국 관광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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