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소리축제 문제점은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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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세계소리축제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도 졸속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정체성이 모호한 채 도민.지역정서.문화예술인과 유리된 행사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악과 양악, 고전음악과 현대음악 프로그램들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다고 주장한다.

우석대 정양(국문과)교수는 "소리축제가 오히려 이 고장에 뿌리를 두고 수십년동안 묵묵히 자신의 길을 지켜온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짓밝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이나 비중이 서양음악 위주로 짜여져 전통 음악과 소리는 들러리에 불과하다" 고 비판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전북문화개혁회의는 "행사 내용을 짜고 결정하는 기획위원회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기 때문" 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기획위원 7명 중 지역인사는 단 1명, 국악 전공자는 2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도지사가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는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 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지적되어야 할 부분은 홍보 부족. 사업비가 무려 16억원이나 들어가는 예비 행사가 1주일 앞으로 다가 왔지만 다른 시.도에선 거의 모르는 형편이다. 전북 도민들조차 대부분 무슨 행사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모르고 있다.

이에 대해 장순경 소리축제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지역 문화단체와 전문가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겸허하게 수렴해 내년에 열리는 본 행사가 훌륭히 치러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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