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국 북한 총참모부 작전국장 ‘대장 → 상장’ 별 하나 떨어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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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명국 북한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지난해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해 제7보병사단 지휘부를 방문했을 당시 대장(왼쪽)이었으나 지난 18일 김 위원장의 3군 합동훈련 참관을 수행했을 때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등장해 한 계급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촬영]

뉴스분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김명국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이례적으로 대장에서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1계급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18일 김 위원장이 김명국을 비롯한 2명의 장성과 함께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참관하는 소식을 전하면서 내보낸 사진을 통해 밝혀졌다. 사진은 김명국이 김 위원장에게 훈련을 설명하는 모습을 담고 있어 김명국이 작전국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국은 1994년 대장으로 진급했으며 노동신문은 지난해 9월까지도 그를 대장으로 호칭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 그가 강등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명국은 94년 7월 부총참모장겸 작전국장에 오른 뒤 5군단장과 108기계화군단장을 거쳐 2007년 작전국장으로 다시 보임된 대표적 작전통이다. 군 작전국장은 수시로 김 위원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다.

정부 당국자는 “김 국장이 대장으로 진급한 지 오래됐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도 최근에 이뤄진 만큼 18일 보도된 사진은 김 국장의 상장 시절 것이 아니다”며 “그가 상장으로 강등됐다는 첩보가 있었으나 사실로 확인된 만큼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에서 장성이 정치적·업무상 과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는 있지만 직책을 유지한 채 계급만 강등시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김명국의 1계급 강등 배경에 대해 지난해 11월 10일 대청해전의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온다. 연세대 최종건(정치외교) 교수는 “최근 남북관계에서 작전국장에게 책임을 물을 만한 사건은 대청해전 외에 없다”며 “북한 해군이 대청해전에서 완패하자 문책성 계급 강등을 단행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청해전 이후 서해 지역에서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평시 해상사격 구역으로 선포했다. 일각에선 직권 남용 등에 대한 징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국이 계급이 강등됐음에도 현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의 핵심 측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70세인 김 명국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출신으로 2007년 4월 이명수(현 국방위원회 행정국장) 대장 후임으로 작전국장에 올랐다. 지난해엔 김 위원장을 15차례 수행하기도 했다.

◆김영춘은 모스크바서 신병 치료=지난해 11월 30일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동행 이후 지금까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에서 신병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김 부장은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며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눈과 귀에 이상이 생겨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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