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선배와의 대화] 스타벅스 커피 홍보대사 이병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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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주)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사회공헌팀 이병엽씨가 서강대에서 학생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카푸치노 커피를 5번이나 재주문한 손님이 있었다. 2007년 8월 이병엽(31)씨가 스타벅스 서울 논현점에서 일할 때다.

“우유 온도를 섭씨 66도로 맞춰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온도가 맞지 않아 커피 6잔을 만들었습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원하는 건 다 해 준다’는 원칙이 있거든요. 마지막 커피를 마신 손님이 ‘고맙다’며 돌아갔을 때, 짜릿했습니다.”

스타벅스 직원이 되려면 누구나 매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씨도 그런 경우다. 그는 2006년 5월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해 9월에는 커피 지식·테이스팅(커피 마시고 원두 이름 맞히기) 능력 평가 시험을 통과해 커피 마스터로 승진했다. 매장에서 검은색 앞치마를 입고 있는 사람이 커피 마스터다. 2008년 7월부터 커피 홍보대사로 뽑혀 사회공헌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5일 오후 서울 신수동 서강대 마태오관 104호에서 열린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서 후배들에게 경험담을 전수했다.

그는 “대학을 마치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에 감수했다”고 말했다.

“커피 마스터 승진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하루에 커피를 20잔 넘게 마셨죠. 그렇게 많이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눈앞이 뿌옇게 보인답니다. 카페인 성분 때문이죠.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스타벅스에 입사하고 싶었으니까요.”

스타벅스는 1999년 한국에 들어왔다. 서울 이화여대점이 1호점이다. 현재 316개 매장에서 3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전국 매장 하루 방문객이 12만 명”이라며 “많은 고객과 커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꼽은 강점은 교육이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다”며 “누구나 정직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도 6달 만에 정직원이 됐다고 한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매장 근무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한 참가자는 “사무직으로 일하고 싶어도 반드시 매장 근무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현장을 알아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정직원의 90%가 매장 근무 경험을 갖고 있다. 매장 경험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씨는 “한국 커피 시장의 80%는 커피믹스, 20%는 원두 커피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지난해 회사 매출이 전년보다 15% 오르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여 명의 참석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이씨는 “점장 중 80%가 여성”이라며 “여성 입사자의 지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차수현(24·여)씨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야 입사할 수 있다는 건 오늘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며 “입사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정직원이 되는지 자세하게 알려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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