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재개… 쟁점 이견은 아직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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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30일 "한나라당은 총재대행인 나를 상대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徐대표의 발언은 'KBS 일요진단' (1일 방영) 프로그램 녹화에서 나온 것. 그는 "나는 민주당의 대표로 총재(김대중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았다" 고 정치권의 격(格)을 이유로 자신을 외면해온 이회창 총재를 겨냥했다.

그렇지만 李총재는 徐대표를 제치고 金대통령과 직접 상대하려 한다. 결국 이번주 초부터 본격화할 국회 정상화 협상은 여야 총무가 맡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와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이미 물밑 대화를 통해 국회 등원 조건을 따져 보고 있다.

정균환 총무는 30일 "야당이 국회에 들어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며 "협상으로 야당의 등원 명분을 살려주는 게 순리" 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정창화 총무도 "여당이 영수회담을 거부하고 있지만 휴일이 끝나는 3일까지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 고 말했다.

비공식 라인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중진회?대표인 박상천(朴相千).정대철(鄭大哲).김근태 최고위원들이 李총재의 측근인 하순봉(河舜鳳).박희태(朴熺太)부총재 등과 접촉할 예정이다.

쟁점 타결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한나라당은 ▶한빛은행 특별검사제▶선거비용 축소 은폐의혹의 국정조사 채택▶국회법 날치기 무효화를 고집하고 있다.

민주당은 펄쩍 뛴다.한빛은행 사건은 국정조사 후 필요시 특검제를 하고▶국회법에 대해선 3당 합의를 통해 처리하며▶선거문제의 경우 국정감사에서 따지자는 것.

정균환 총무는 "야당과 흥정하고 거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 며 "안 들어온다고 더 주고, 들어온다고 깎아줄 게 없다" 고 못박았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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