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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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회초 2사 1, 2루. SK 조원우의 3루수 앞 땅볼이 2루수에게 안전하게 연결되자 현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부둥켜안으며 환호했다. 외야석에서 쏘아올린 수십 발의 폭죽은 수원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고, 경기장을 찾은 1500여 팬들은 "현대, 우승!"을 연호했다.

▶ SK와의 마지막 경기를 이김으로써 정규리그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현대의 정민태(左)와 전준호가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있다.[수원=연합]

현대가 프로야구 2004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5일. 현대는 수원구장에서 열린 SK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심정수의 만루홈런과 선발투수 마이크 피어리의 호투로 7-3으로 이겼다. 끝까지 현대를 추격했던 삼성은 두산에 0-7로 대패, 2승 차로 현대에 우승을 내주고 플레이오프로 밀렸다.

현대는 1위 팀답게 이날도 빈틈없는 야구를 선보였다. 마운드에선 피어리가 7이닝 4안타.2실점으로 호투했고, 송신영.이상열.조용준도 SK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석에서는 심정수가 빛났다. 이번 시즌 무릎 부상과 라식수술 실패로 부진했던 심정수는 2-0으로 앞선 3회 1사 만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심정수는 "시즌 내내 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결정적인 경기에서 도움이 돼 기쁘다"며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브룸바는 1타수.1안타.볼넷 3개를 기록, 타율 0.343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브룸바는 "시즌 성적에 만족한다. 야구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현대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탓인지 만루 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등 무기력한 게임을 펼쳤다. 삼성은 0-1로 뒤지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김대익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0-2이던 6회말에도 다시 2사 만루에서 대타 김종훈이 3루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삼성은 9회에 구원왕 임창용을 내세웠으나 오히려 5점을 더 내줬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6이닝 동안 5안타.2실점(1자책)했으나 패전투수가 돼 단독 다승왕 등극에 실패했다.

3위 두산과 4위 기아의 준플레이오프는 8일부터 3전2선승제로 벌어진다.

한편 LG의 유지현(33)은 이날 롯데와의 잠실 경기에서 은퇴경기를 치렀다. 11년간 LG의 주전 유격수였던 유지현은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 5회 말이 끝난 뒤 유니폼을 반납하고 팬들에게 사인볼을 건넸으며 6회에 권용관과 교체됐다.

대구=최준호 기자, 수원=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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