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온미디어'등 지주회사 설립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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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동양그룹의 온미디어를 지주회사로 승인하는 등 재계의 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온미디어는 동양제과가 출자(자본금 1백80억원)해 그룹 소유 케이블TV인 OCN과 바둑채널 등의 계열사를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동양그룹은 증권.종금 등 9개 금융 계열사를 묶을 금융 지주회사도 관련 법이 통과되는 대로 설립할 계획이다.

온미디어는 자회사에 출자한 지분에 따른 배당금으로 운영되는 순수 지주회사의 형태다. 온미디어 계열사의 경우 자금 조달(차입)은 계열사별로 하고 증자만 온미디어가 관여한다.

계열사의 대표는 지난 6월 중순까지 온미디어의 대표인 담철곤(譚哲坤)부회장이 맡았다.

온미디어 전략기획본부 신언호 상무는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책임 경영체제를 갖추고 지주회사는 지분만 갖고 있는 체제를 만드는 작업을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LG그룹도 지난 7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LG는 1단계로 화학.에너지 계열은 LG화학이, 전자.통신 계열은 LG전자가 지주회사 기능을 맡은 뒤 2003년까지 지주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원칙은 변함이 없으며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 중" 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올해초 SK㈜에 SK텔레콤과 가스회사인 SK엔론에 이어 지난 7월 SK상사(현 SK글로벌)의 최대 지분을 확보하는 등 SK㈜를 지주회사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태원(崔泰源)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로의 변신이 바람직하다" 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특히 SK엔론은 지난 4월 SK.대한.포항.구미.부산도시가스 등 국내 11개 도시가스 업체의 지분을 30~50%를 인수해 가스사업 부문 지주회사로 변신했다.

그러나 SK그룹은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이 1백% 이하여야 하고▶편입되는 자회사의 시가총액이 지주회사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야 하는 등 법적 요건이 까다로워 SK㈜를 지주회사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않았고▶지주회사가 가져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이 너무 높고(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50%이상)▶지주회사의 부채비율도 1백%이내 이어야 하는 관련 규정이 너무 까다로와 지주회사 설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특히 자회사간 출자를 인정하지 않아 지주회사의 자본금이 커야 하므로 기업들이 지주회사 설립을 꺼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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