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이라크 제재'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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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라크 제재를 둘러싸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프랑스가 22일 유엔 이라크 제재위원회 연기 요청을 무시하고 항공기 취항을 금지한 이라크에 전세기를 보내면서 격화되고 있다.

프랑스 전세기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처음으로 의료진 등 60여명을 태우고 바그다드 사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미국.영국 등은 "안보리에서 문제삼겠다" 고 나서는 등 강경한 입장이지만 프랑스는 "의료진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민항기 정기운항을 금지한 유엔 제재조치를 깬 것은 아니다" 고 맞서고 있다.

또 러시아와 일부 중동국가들은 프랑스 조치를 지지하면서 "이라크 제재가 이제는 해제될 때가 됐다" 고 주장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간에 이처럼 균열조짐이 보이자 이라크는 재빨리 이번 비행이 "유엔 제재를 깨는 커다란 시작" 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들어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 발언 등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제재조치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러시아는 23일부터는 유엔 허가를 받지 않고 아에로플로트 항공기를 운항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유엔 허가를 얻어 이라크에 민항기를 보냈으며 지난 9일엔 모스크바에서 바그다드와 모스크바간 정기 민간여객기 재취항 합의문에 서명했다.

사태가 미묘하게 돌아가면서 이라크제재위 위원장국인 네덜란드의 페터 반 발숨은 "다음주에 안보리 회의를 열어 이를 다룰 것" 이라고 밝혔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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