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초등교과서도 사서 써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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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초등학생을 둔 부모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에서 교과서를 나눠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는 교과서가 모자라 한 반에 10여명의 아이들이 헌 책을 받았다. 다른 과목은 그런 대로 헌 책이라도 사용할 수 있지만 수학이나 읽기.말하기.듣기 등 주요 과목은 필기가 돼 있거나 문제에 답이 달려 있어 도저히 아이가 공부하기 어려웠다.

할 수 없이 새 책을 구입하러 교과서 판매점에 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모자란다던 새 교과서가 진열대에 가득 꽂혀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해만 해도 5조원이 넘는 교육세가 징수됐다고 하는데한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올해말 없앨 예정이었던 교육세를 2005년까지 연장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교육시설과 여건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의문이다.

당장 교과서 수급 문제만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의무교육 과정인 초등학교에 교과서가 모자랄 수 있는가.

기초교육장인 초등학교에서 교과서가 없어 개인적으로 교과서를 사서 공부해야 하는 현실에서 의무교육의 본 뜻이 무엇인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김정임.부산시 사하구 하단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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