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정규직은 '결혼'도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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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직장이 있어야 결혼한다'라는 말은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통하고 있었다.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조사 결과 비정규직보다 생활이 안정된 정규직이 적극적으로 '결혼활동'에 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결혼활동'이란 결혼 적령기인 남녀가 배우자를 찾기 위해 맞선이나 소개팅 등을 하는 활동을 일컫는 유행어다.

사회과학연구소가 미혼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결혼의식을 조사한 결과 정규직 남성은 53%, 여성은 51%가 친구나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배우자를 찾고 있었다.

반면 비정규직 남성 32%, 여성은 44% 만 이성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평균 노동시간이 길어 결혼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소개팅, 맞선과 같은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 무라카미 부교수는 "안정된 수입이 없는 비정규직, 특히 비정규직 남성은 사회적으로 위축돼있는 경우가 많아 결혼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트나 맞선 등 사람을 만나게 되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입이 높은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라카미 교수는 "비정규직은 안정되지 못한 자신의 입장 때문에 연애나 결혼에 마음을 열지 못한다"며 "고용 안정성을 높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미혼자의 결혼 의욕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박소희 조인스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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