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초강세 거칠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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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달러화의 초강세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는 6일(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한때 유로당 0.8691달러를 기록하는 등 유로화 출범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0.863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달러화의 강세로 유럽지역 다른 통화들도 일제히 폭락세를 보여 영국 파운드화는 7년래, 스위스 프랑은 11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6일 런던외환시장의 동향이야말로 달러화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한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8월 중 실업률이 5년 만의 최저치인 9.5%로 나타나면서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곧 미국의 2분기 노동 생산성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5.7%(1분기 1.9%)로 발표되자 달러 매수 주문이 쇄도했다.

미국의 경제력이 당분간 유럽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선임분석가인 미하엘 루이스는 "미국의 금리가 유로권의 두배인 6.5%에 이르며, 미국 경제가 인플레 없는 신경제 궤도를 잘 달리고 있다는 시장의 판단에 따라 달러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 며 "앞으로 수개월간 달러 강세 추이가 꺾이기는 힘들 것" 이라고 내다봤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유로권 지도자들이 "유로권 국가들의 경기가 서서히 호전되고 있는 만큼 섣부른 금리 인상이나 외환시장 개입은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며 달러 강세 저지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힌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내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퍼스트 콜/톰슨 파이낸셜은 "월가의 분석가들은 S&P 500지수에 편입된 5백대 우량기업의 3분기 영업수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7.3%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며 "기업의 높은 수익성이 미 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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