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속인 한우 판매 ‘딱 걸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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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우와 수입우 고기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장비가 도입됐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이 최근 도입한 쇠고기 유전자 감별장비로 시료를 검사하고 있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한우 유전자를 감별할 수 있는 첨단 유전자 검사장비를 1억9000만원에 도입해 가동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이 장비는 한우 고유의 유전자(DNA) 표지인자를 입력해 한우·젖소·수입우 여부를 확인한다. 지금까지는 한우나 젖소 등의 털 색깔 유전자를 분석해 구별해 왔다. 연구원의 도주양 축산물분석과장은 “이 장비는 사람의 친자 감별에 쓰이는 것”이라며 “90∼99%인 검사의 정확도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현재 18일에서 10일 정도로 단축된다.

연구원이 새 장비를 들인 것은 ‘음식점 육류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해서다. 구·군청에서 지역 음식점·식육판매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검사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구·군의 의뢰 건수는 2008년 153건에서 지난해 341건으로 2.2배 늘었다. 연구원은 이 장비의 도입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 축산물 원산지 표시제의 조기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은 행정기관 외에 개인의 쇠고기 유전자 감별 신청도 접수한다. 냉동 보관한 쇠고기 50g 정도를 제출하고 3만원의 검사비를 내면 한우인지 수입육인지 확인해 준다. 검사를 원하는 시민은 전화(053-760-1255)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daegu.go.kr/health)로 신청하면 연구원의 민원심부름팀이 직접 방문해 시료를 받아 검사한다. 연구원은 2007년부터 쇠고기 유전자 감별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학교급식 납품업체, 축산물 판매업소, 식육식당과 구·군청에서 의뢰한 2412건을 검사했다. 이 가운데 젖소로 판명된 것이 10건이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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