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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모작 재취업 컨설팅 의뢰인] 기계 설계·관리 전문가 유성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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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16년 동안 한 회사, 3년 동안 세 회사’.

유성철씨가 서울 서초동 오티스 엘리베이터 고객 서비스센터에서 기계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유성철(48)씨는 16년 동안 엘리베이터 회사에 다녔다. 1988년 1월 연구원으로 입사해 처음 맡은 일은 모터 설계. 기계공학 전공지식을 활용해 컴퓨터 부품과 엘리베이터용 모터를 설계·개발했다. 이후에는 엘리베이터 교체공사 영업을 맡았다. 백화점·호텔 엘리베이터 교체공사 계약을 땄다. 서울 강북지역 서비스지원 담당 과장으로 일하면서 엘리베이터 수리 업무를 총괄했다. 2004년 3월 그만두기 전까지 그의 경력이다.

퇴직 이후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옮긴 곳만 3곳. 적성에 맞지 않아 스스로 그만둔 적도 있고, 열심히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해고당한 경우도 있었다. 유씨는 “생계를 위해 일단 입사하다 보니 경력관리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기계를 다루는 곳에 취업해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유씨. 그는 “중앙일보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재취업하기 위해 2모작 컨설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자문단은 그에게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유성철씨는

주요 경력 -환경 관련 장비 설계·제조 중소기업 기술영업 담당 부장(2008년 3~7월)

-용접자동화 장비 설계·제조 중소기업 구매 담당(2007년 3~11월)

-파이프 제조 컨설팅 중소기업 관리부장(2006년 4~10월)

-오티스(OTIS) 엘리베이터: 서비스지원 담당 과장(2002년 9월~2004년 3월),

교체공사·영업 파트장(1997년 1월~2002년 9월),

고객만족·기술지원담당 과장(1995년 9월~1996년 12월),

모터 설계·기술 개발 연구원(1988년 1월~1995년 8월)

학력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1988년 2월)

외국어 일본어 회화 가능

희망 직무 대·중소기업 기계 설계·관리 담당


① 서류 컨설팅  90% 능력 갖고도 80%만 표현 …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더 자세히 쓰길

이력서 틀이 잡혀 있다. ①경력 요약→②경력사항→③자기소개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다. 자문단은 특히 첫머리에 경력을 요약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경력 요약란은 따로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어떤 경력을 쌓은 사람인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요약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자세한 부분(담당업무·기간·업적 등)은 경력사항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혜숙 DBM코리아 이사는 “막 퇴직한 사람은 경력사항란을 담당 부서·업무 위주로 간단히 채우는 게 보통”이라며 “유씨는 주요 성과를 자세하게 적어놔 준비된 이력서라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쉬운 용어로 썼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술자(엔지니어) 출신은 전문분야에서 일해온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지원자만 알아볼 수 있는 전문용어로 가득한 이력서가 되기 쉽다. 하지만 유씨는 경력을 최대한 자세하게 풀어내 채점관의 이해를 도왔다. 다만, 성취 업적은 좀 더 공격적으로 써야 한다. 자세하게 적다 보니 중복된 부분이 많은 게 단점이다. 자세한 얘기는 면접장에서 하면 된다. 이력서의 목적은 채점관이 지원자를 면접하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다.

세부적인 부분도 지적됐다. 글씨체가 대표적이다. 유씨는 다양한 글씨체를 썼다. 강혜숙 이사는 “바탕체는 좁은 공간을 채우기에 적절치 않은 글씨체”라며 “글씨체를 바꾸지 말고 굴림·돋움체 중 하나를 선택해 쓰라”고 조언했다. 파란색·빨간색 글씨체를 중간중간 섞었는데 검은색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퇴직 후 경력관리를 하지 않은 건 감출 수 없는 약점이다. 하지만 약점을 최대한 덜 노출시키기 위한 전략은 필요하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단순 연대기식으로 작성하면 최근 경력(잦은 이직)만 두드러진다”며 “경력을 담당 업무 기준으로 구분해 쓰고 최근 이직 경력은 뒷부분에 간략하게 덧붙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유씨만의 컨셉트가 없다. 유씨는 엘리베이터 업계에서 16년 동안 근무했다. 관련 분야로 이직하기에 충분한 경력이다. 하지만 소개서에 그런 경력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성장과정란이 대표적이다.

‘서울에서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자수성가한 부모님께 성실함·근면함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전문 엔지니어를 꿈꿨습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해 전문지식을 쌓고 견문을 넓혔습니다. 그동안 제 곁에는 큰 사랑을 보내준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그분들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강혜숙 이사는 “경력·연륜이 묻어나지 않는 ‘신입사원’형 자기소개서”라며 “일반적 내용은 빼고 경력 위주로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인사담당자는 사실에만 관심을 갖는다. 지원자의 주장에는 관심이 없다. 구직자의 실제 경험을 통해 현장에 투입해도 될 사람인지 판단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꼭 담고 싶은 3~5가지 주제를 먼저 결정하라. 각 주제별로 소제목을 정하고 단락을 나눠 제목에 걸맞은 내용으로 채워야 한다.

서류전형 평가 80% 능력을 갖고 90%로 표현하는 지원자가 있다. 반면, 90% 능력을 갖고도 80%만 가진 것처럼 쓰는 지원자가 있다. 유씨는 후자의 경우다. 엘리베이터 회사 경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미영 상무는 “잦은 이직이 단점이라면, 엘리베이터 회사 16년 근무 경험은 장점”이라며 “단점은 감추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게 기본 전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② 면접 컨설팅  “뭐든 잘 할 수 있다”보다 “어떤 분야에서 무엇을 잘 할 수 있다”고 답해야

Q 이직이 잦은 이유가 있는지.

A (한숨 쉬며)….

Q 천천히 답해도 좋다.

A 회사 여건이 좋지 않았다. 인원을 줄여야 했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부터 먼저 해고했다.

▶반드시 나올 질문이다. 그런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이 질문을 하는 면접관은 두 가지 의문을 갖고 있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어 퇴사한 건 아닐까’와 ‘같은 이유로 또 이직하지 않을까’다. 유씨는 두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환경의 변화, 경영 상황, 스스로의 가치관과 맞지 않았던 부분을 언급하는 게 무난하다. 이직한 회사·상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Q 전 회사에서 왜 해고했다고 생각하는지.

A 취업하는 게 중요하다 보니 잘 모르는 회사에 들어갔다.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관리자의 기대치에 못 미쳤던 것 같다. 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안 된다. 설사 그렇더라도 냉정하게 답해야 한다. ‘이직이 잦은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고용이 불안한 상황이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비전을 갖고 일하려 했지만, 회사 사정상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회사에 들어가든지 오래 일하고 싶다. 그동안의 경력을 활용해 제대로 일하고 싶은 바람이다’고 답하는 건 어떨까.

Q 장점이 있다면.

A 엘리베이터 설계부터 수리(AS)까지 다 해봤다. 이 분야만큼은 A부터 Z까지 다뤄봤다는 말이다. 설계 등 한 분야만 판 사람과 다르다. 다른 부서에서 뭐가 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업무상 도울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다.

▶좋은 답변이다. 장점에 대해 물을 때는 차별화된 점을 짚어줘야 한다. 여기서 잘 답하면 채용될 확률이 높다.

Q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A 급여는 얼마인지, 직원 숫자·근속연수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급여에 대해 묻는 건 삼가야 한다. 면접관이 묻기 전에 본인이 먼저 얘기할 필요가 없다. 면접관이 희망급여 수준에 대해 물었을 때도 ‘예전에 이만큼 받았으니 이제는 이만큼 받았으면 한다’고 답하면 안 된다. ‘나는 기계 설계 전문가다. 그동안 이런 업적을 쌓아왔다. 따라서 이 회사에 이런 동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답하는 게 좋다.

직원 숫자의 경우, 지원자가 미리 파악해야 한다. 회사·대한상공회의소 등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다. 성의의 문제다. 물어보면 좋은 내용은 ▶입사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이 부서에 와서 일할 때 협력하는 부서, 부딪히는 부서는 어디인지 ▶보고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이다.

실전 면접 평가 ‘예방주사’가 필요하다. 유씨는 면접에 대한 준비가 덜 된 상태다. 면접장에서 답변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예상 질문을 뽑아 미리 연습하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혜숙 이사는 “잦은 이직 사유가 뭔지, 공백기간 동안 뭘 했는지는 반드시 물을 법하다”며 “면접 대본을 직접 손으로 써 가며 연습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미영 상무는 “유씨는 직장생활 경력만 20년 가까이 되는 관리자급 경력 사원”이라며 “그 정도의 경력자라면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가 무언가 해주기를 바라는 ‘종업원’의 마음가짐은 삼가야 한다. 회사를 키우고 이끄는 ‘경영자’의 마음가짐으로 지원해야 한다.



③ 종합 컨설팅

유성철씨가 강혜숙 DBM코리아 이사에게 모의 면접을 받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전문가는 다른 게 아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여러 경험을 하면 전문가다. ‘엘리베이터의 A부터 Z까지 다 해봤다’는 유씨. 그는 16년 동안 엘리베이터 한 우물만 팠다. 설계·수리·영업까지 다양한 일을 해본 그다.

하지만 뚜렷한 컨셉트가 없다. 재취업 준비가 덜 된 탓이다. 이력서·자기소개서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목표를 찾아볼 수 없다. 면접 전형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였다. 자문단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며 “아무 데나 문을 두드리지 말고 꼼꼼히 준비해서 유씨에게 가장 잘 맞는 곳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번 주 자문단

서미영 인크루트 인사총괄 상무

1998년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창업했다. 명지대 겸임교수, 중부여성발전센터 자문위원, 한국진로교육학회 부회장,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우주인선발위원 등 인력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혜숙 DBM코리아 컨설팅팀 이사

전직지원업체인 DBM코리아에서 9년 동안 퇴직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컨설팅을 수행했다. 적성·역량·가치관 등 진단을 통해 경력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계획을 세운다. 커리어 컨설팅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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