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조직 위력 발휘된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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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30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은 조직의 위력이 발휘된 선거였다. 소장파와 여성.클린후보들은 나름대로의 기반을 앞세운 중진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 소장.여성.클린후보들의 한계〓 '당의 미래를 위해 한표를 투자해 달라' 던 30대의 김민석(金民錫)후보, '깨끗한 것이 강한 여당을 만든다' 고 외친 무조직 선거운동의 이협(李協)후보, '4표 중 한표는 여성에게' 를 호소한 김희선(金希宣).추미애(秋美愛)후보의 경선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이들이 기대했던 바람은 불지 않았다.

대신 수도권과 개혁세력의 표를 기반으로 한 김근태, 호남권 대의원의 압도적 지지와 검증된 후보론으로 무장한 박상천(朴相千), 199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맞붙었던 정대철 후보 등은 조직표와 뒷심으로 경선 관문을 통과했다.

중.하위권 득표를 한 최고위원들 중 상당수는 한화갑.이인제 후보 등 중량급 후보와의 직.간접 연대를 통해 자신의 표를 불렸다.

◇ 4인 연기명과 전자투표의 위력〓8천7백10명 투표에 15명 후보의 총 득표 수는 3만4천8백40표. 대의원 1인이 4표를 행사하는 4인 연기명식 투표 결과다.

1위 한화갑 최고위원과 2위 이인제 최고위원 간의 표 차가 예상보다 벌어진 이유를 당직자들은 4인 연기명의 함수관계에서 찾고 있다.

또 이번 경선은 전자투표제를 최초로 도입했다는 기록도 남겼다.

대우정보시스템에 의해 개발된 이 시스템은 투표소에 설치된 컴퓨터 단말기 화면에 지지후보를 클릭하면 자동집계되는 방식으로, 투표 종료후 단 6분만에 컴퓨터가 개표 집계를 토해냈다.

그러나 일부 대의원들은 작동 미숙으로 도우미가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 작동법을 알려주는 등 일부 혼선도 있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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