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총리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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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5시30분(중국시간) 100만명의 휴대폰에 동시에 문자 수신음이 울렸다. “전국 기층 당 건설공작 휴대폰 정보 네트워크 오늘 정식 개통! 나는 당중앙을 대표해 전국 기층 당조직 서기, 대학생 촌관(村官)들께 친히 인사드립니다.-시진핑”이란 내용의 52자 단문이 찍혀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정운찬 총리의 이름이 찍힌 문자를 받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총리가 나에게 직접 문자를 보낸 것에 감동할까. 아니면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연상하며 두려운 생각이 들까. 받아보지 못했으니 짐작할 순 없지만 아마도 후자가 아닐까 한다. 중국은 약간 다른 모양이다.

문자가 발송된 다음날 ‘전강만보(錢江晩報)’는 이 소식을 ‘시진핑이 나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다’라는 제목을 달아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 메시지를 영원히 간직할 거예요” 지난해 닝보세무대학 졸업 후 촌관으로 일하고 있는 장웨이(張維)는 감격해 이렇게 말했다.

“시진핑 부주석 이름이 적힌 문자를 받다니. 너무 흥분된다.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항저우시의 말단 당조직인 사구(社區)서기 쑨웨이핑(孫衛平)의 말이다.

중국공산당 당중앙과 지방 최말단 조직까지 직통 핫라인이 뚫렸다. 빠르고, 신속하며, 쌍방향의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열린 것이다. 이 신문은 현대화된 수단을 당건설에 사용하는 새로운 조치라고 추켜 세웠다.

중국의 휴대폰 이용자는 6억6000만명. 국가주석이 그들 모두에게 안부문자를 보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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