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노린 소형아파트 거래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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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서울 강남.노원구와 분당 신도시의 20평형 이하 소형아파트 매매거래가 활기다.

전세아파트 매물이 품귀를 빚는 가운데 보증금을 적게 받는 대신 나머지를 월세로 돌리려는 소액투자자들이 많아진 때문이다.

이제까지 소형아파트는 대부분 내집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이 주요 고객이었으나 이제는 고정적인 월 수입을 노리는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분당 신도시 야탑동 현대아파트 16평형은 매매가가 9천만원에 형성돼 있는 가운데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직까지는 구할 수 있으나 매물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정도공인중개사 사무소 문홍주 사장은 "이 아파트를 살 경우 보증금 2천만원에 월 60만원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다" 며 "이달 들어서만 10평형대 아파트를 7건 거래했으며 5채를 한꺼번에 사는 투자자도 있다" 고 말했다.

이들 아파트를 산 투자자들은 대부분 전세는 피하고 월세를 놓으려 한다.

인근 매화마을 주공아파트 18평형도 8천만~8천5백만원에 매매시세가 형성돼 있는 가운데 거래가 활발하다.

월세 임대시세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 60만원 선으로 이자율은 월 1부5리 수준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전셋돈을 한꺼번에 받아봤자 시중은행 금리가 월세를 놓는 것의 40%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아파트 21평형은 이달 들어 5백만원이 올라 1억5천만원 선에 매매 호가가 형성됐다.

전셋값은 9천만원이나 월세를 놓을 경우 보증금 2천만원에 월 80만~90만원을 확보할 수 있다.

삼정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단지 내 중대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매기가 거의 없으나 월세용 소형아파트는 투자희망자가 많아 거래가 활발한 편" 이라고 전했다.

상계동도 매매거래가 뜸한 가운데 10평형대 소형만 꿈틀거리고 있다.

주공 13평형 매매가는 5천5백만원(융자 제외)으로 보증금 1천만원에 월 40만원 혹은 보증금 5백만원에 월 50만원의 임대시세가 형성됐다.

럭키공인 박하순 사장은 "매매시장이 죽어 있으나 13, 17평형에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거래가 잘 되고 있다" 며 "그러나 세입자들이 월세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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