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낙안읍성 민속마을 원형보존 신경 썼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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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순천시에 있는 민속마을인 낙안읍성에 들렀다.

조선 중기 명장이었던 임경업 장군이 축조한 낙안읍성엔 정부가 지정한 문화재인 성곽과 동헌, 향교 등의 민속문화재가 있고 마을주민들이 초가에서 살고 있어 아이들에게 옛날 생활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잘 보존된 성곽과는 달리 성안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동헌이나 관아, 향교 등의 건물은 당시의 모습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초가는 높은 울타리와 차양막으로 둘러싸여 내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담장 밖에 자동차를 세워 둔 집도 있었다. 간혹 내부를 볼 수 있는 초가의 경우도 가스관이 눈에 띄거나 세탁기가 마당에 놓여 있는 모습이었다.

민속마을로 지정된 이상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민속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생활모습을 노출시키는 것은 되도록 피했으면 한다. 조금 불편하겠지만 순천시와 마을주민들은 민속마을답게 옛날 생활 모습을 재현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한병재.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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