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유미영 북한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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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임 배리 해피(I' m very happy)."

23년 만에 서울 땅을 밟은 유미영(柳美英.79)북측 단장은 15일 김포공항 도착 후 소감을 묻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영어로 "행복하다" 고 말했다.

남한에서 외무장관까지 지낸 최덕신(崔德新.1989년 11월 사망)의 부인으로, 광복군 참모장을 지낸 유동렬(柳東烈)장군의 딸로 더 잘 알려진 柳단장은 북한 권력서열 20위권에 올라 있는 여류인사. '

柳단장은 하늘색 정장에 색깔이 들어간 금테 안경으로 멋을 낸 차림이었다.

비취 반지와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은(銀)브로치도 눈에 띄었다.가슴 양쪽에는 김일성 배지와 북적(北赤)마크가 달려 있었다.

76년 8월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뒤 86년 9월 북한에 영주한 柳단장은 ▶최고인민회의'(국회)'의원▶단군민족통일협의회장▶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 등 요직을 맡고 있다.

다음은 柳단장과 봉두완(奉斗玩)한적 부총재.취재기자와의 공항 환담 요지.

▶奉〓두 정상이 시대에 기억될 큰 일을 했습니다.

▶柳단장〓그렇습니다.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이 오늘 같은 날을 마련했지요.

▶기자〓(柳단장에게)소감은.

▶柳단장〓서울에 온 것은 23년 만입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 단합과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이 만든 북남 고위급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방문길이 열려 단장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자〓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柳단장〓지난번 김정일 장군님의 초청으로 방문하셔서 여러가지 일을 하셨죠. 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외신기자〓앞으로 자주 방문이 이뤄집니까.

▶柳단장〓Sure. It's beginning.(그럼요. 이제 시작입니다.

▶기자〓(남한에 사는)따님이 보고 싶습니까.

▶柳단장〓(얼굴이 다소 굳어진 채) 나중에 만나지요.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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