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원 의사들 의료 포털로 활로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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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인기 그룹 HOT와 SES, 작곡가 주영훈 등 유명 스타들에게 첨단 시력 교정 시술인 라식 수술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밝은세상 안과 김진국(40)원장은 지난달 한 의료 포털 사이트에 회원 의사로 참가했다.

'라식 클리닉'을 담당하게 된 김원장은 이 사이버 클리닉을 통해 라식 수술 방법, 수술시 유의 사항, 유명인 수술 사례 등 라식 수술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e메일을 통한 온라인 상담에도 응하고 있다. 김원장은 동영상을 통해 병원을 소개하는 코너에는 직접 출연까지 했다.

"의료 포탈에 가입한 이후 상담 환자수가 10% 정도 늘었으며,온라인 상담을 통해 라식 수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은 뒤 병원으로 찾아와 수술한 환자도 점차 늘고있다"는 게 김원장의 설명이다.

기대보다 훨씬 높은 네티즌들의 호응에 고무된 김원장은 회원으로 가입한 의료 포탈과 병원 홈페이지를 직접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온라인 의료사업을 펼칠 꿈에 부풀어 있다.

개원 2년차인 김&이 치과의 김병호(35)원장 역시 최근 한 의료 포탈에 회원 의사로 가입한 뒤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의료 포탈을 통한 온라인 상담 이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김원장은 의료 포탈을 이용하는 네티즌 가운데 직장에서 인터넷을 접속하는 회사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의료 포탈을 통해 진료 예약을 받고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진료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처럼 의료 포탈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의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홍보와 원격 상담을 실시하고 이를 환자 유치에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독립적인 병원 사이트보다는 대형 의료 포탈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의료 포탈에 참여하는 의사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개업의의 증가와 대형 병원으로의 환자 집중 등으로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처럼 의사들의 참여가 급증하고,교육·상거래와 함께 의료가 실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의 주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화함에 따라 최근엔 서울 시내 주요종합병원들이 연합 사이트 개설을 논의하는 등 의료 포탈 개설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일 사이트를 개설,한달만에 1천여명의 의사들을 회원으로 확보한 의료 포탈 이호스피탈(http://www.clinic.co.kr)의 안재홍(33)상무는 "의료·건강 포탈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고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많은 사이트들이 개설되고 있지만 결국 충실하고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며 "동영상·무선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확보 여부도 중요한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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