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연기 뇌종양환자 아파트 투신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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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31일 이후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각 병원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정상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수술이 연기된 뇌종양 환자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 낮 12시5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아파트 앞 화단에 정모(31.여.전남 순천시 연향동)씨가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인(47)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 결과 뇌종양 환자인 정씨는 증세가 심해져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강남 S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오다 지난 2일 수술을 위한 최종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했다.

그러나 수술날짜가 8일에서 21일로 연기되자 지난 4일 퇴원해 M아파트의 언니 집에서 지내왔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수술이 미뤄지자 정씨가 무척 불안해 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S병원측은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에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씨의 상태가 위급하지 않아 일정을 조정했다" 고 해명했다.

기선민.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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