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잇따른 명화 도난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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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파블로 피카소, 앙리 루소, 에드가르 드가 등 거장들의 명화 도난 사건이 프랑스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남부 프로방스 지방 라 카디에르 다쥐르 마을의 한 저택에서 30여 점의 작품이 도난당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둑맞은 미술품들은 모두 집주인의 개인 소장품이다. 여기에는 피카소와 루소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이 저택에 보관돼 있던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작품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 작품들의 총 가치가 최소 100만 유로(약 16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집주인이 스웨덴에서 휴가를 보내던 지난해 12월 27일 밤과 28일 새벽 사이에 사건이 발생했고 나중에 수위가 도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엔 마르세유의 캉티니 박물관에서 드가의 파스텔화 ‘합창(Les Choristes·사진)’이 사라졌다. 파리 오르세미술관으로부터 임대 중이던 이 작품의 가치는 80만 유로에 이른다. 경찰은 도난당하던 당시 경보가 울리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경비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 중이다.

수사 관계자는 “두 사건 간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FT는 이 사건들이 프랑스에서 횡행하는 예술품 불법 거래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지난해 12월 10여 명의 경매 관계자가 연루된 장물 거래 조직을 적발해 냈다. 이들은 파리의 국립 드루오 경매소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었다. 경매소 직원의 집을 수색한 결과 2004년 도난당한 사실주의 거장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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