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는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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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이 최근 건강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월 초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62세) 당시 일본 총리가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아시아 지도자들은 40대에서 50대 후반인 유럽이나 미국의 지도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이다.

70대인 중국의 장쩌민(江澤民.73)주석과 인도의 바지파이(75)총리 외에 필리핀의 조셉 에스트라다(63)대통령, 일본의 모리 요시로(森喜朗.63)총리, 인도네시아의 압두라만 와히드(60)대통령 등이 60대다.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요즘 '살과의 전쟁' 중이다.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을 좋아하는 그는 요즘 뱃살이 부쩍 늘었다.

원래부터 담석증과 만성 소화불량 증세가 있었던데다 최근엔 두 눈의 백내장과 관절염까지 겹쳐 고민이다.

대통령이 된 뒤 그는 즐겨마시던 조니워커 블루를 끊고 순한 레드 와인으로 바꿨다. 한 때 세갑까지 피우던 담배도 한갑으로 줄이고 골프와 수영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다음달 60세 생일을 맞은 인도네시아의 와히드 대통령은 지병인 고혈압과 당뇨 때문에 왼쪽 눈의 시력을 거의 상실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몸을 혹사시켜 현재 부축을 받지 않으면 걷기도 힘든 상황이다. 가끔 러닝머신 위에 오르고 건강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생 약초에서부터 양약 등 온갖 약을 복용하고 있다.

70대 청년 소리를 듣는 장쩌민 주석은 강을 횡단할 정도의 체력을 자랑한다. 체력관리를 위해 수영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별한 비법은 없다. 단지 고향마을인 양저우(楊州) 요리를 즐겨먹고 운동처럼 사교춤을 즐긴다.

홍콩 초대 행정장관인 둥젠화(董建華.63)는 오전 7시에 출근에 오후 11시에 퇴근하는 일벌레다. 그는 출근 전 태극권 수련을 통해 건강을 다진다.

이외에 주말 등산을 즐기지만 다른 비법은 없다. 식성이 까탈스럽지 않은데다 술을 적절히 마시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

인도의 바지파이 총리는 인도의 깨지기 쉬운 연정 만큼이나 건강이 불안하다. 하지만 특별한 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인도차와 아침 산책을 즐긴다.

대학시절 럭비선수였던 일본의 모리 총리는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건강체질이다. 건강관리를 위해 생선과 야채를 주로 하는 다이어트 식을 즐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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