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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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는 27일 "국회 파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죄송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밀약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간의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약속이 있었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데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의 '자민련 실체 인정' 발언으로 밀약설이 확인됐는데 왜 사과하느냐" 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려던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을 국내에 계속 머물게 했다.

다른 소속의원들의 외유(外遊)도 전면 금지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자민련측에 강력히 요청, 자민련 의원들의 출국 계획을 중단시켰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에 새로 선출된 김종필 명예총재도 일단 일본 방문 계획을 강행, 28일 예정대로 출국하지만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곧바로 귀국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鄭총무는 이날 "약사법은 여야가 합의한 것이고 우선 처리해야 한다" 며 "나머지 사안들은 함께 처리한다" 고 말했다.

약사법 처리를 위한 국회소집에는 운영위에서 날치기된 국회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한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임시국회 단독소집을 위한 민주당의 준비는 전방위에서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한 당직자는 ▶운영위의 국회법 변칙처리에 대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감표명과 鄭총무의 사과로 매듭을 지어 놓고▶밀약설은 기정사실화하면서▶약사법 처리를 명분으로 임시국회를 연 뒤▶국회법과 추경안.정부조직법.금융지주회사법 등 개혁법안을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스케줄이 정해졌다고 귀띔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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