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15분.
김종호(金宗鎬)국회부의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택봉쇄를 뚫고 '탈출' 했다는 소식이 국회에 전해졌다.
그러자 국회 총재실에 있던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은 당직자들에게 "정몽준(鄭夢準)의원을 찾으라" 고 황급히 지시했다.
민주당-자민련과 한나라당이 대치한 이날 민국당 한승수(韓昇洙).강숙자(姜淑子)의원과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 4명의 전화통은 불이 났다.
4인의 비서들은 "온종일 3당 총재실과 총무실 등에서 전화가 쇄도했다" 고 전했다. 3당이 이들에게 목을 매단 이유는 의사.의결 정족수 때문.
국회법 개정안 등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 이 필요하다.
민주당(1백19석).자민련(17석)으로선 두 당을 합쳐 과반수(1백37석)에 한석이 모자라는 판에 이만섭 의장이 의장공관에 발이 묶여 있고 이한동(李漢東)총리도 빠져 있다. 여기에 다른 결원이 하나라도 생길 경우 '4인' 의 협조는 필수다.
이런 셈법은 1백33석의 한나라당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때문에 4명 의원을 향해 민주당은 "반대해도 좋으니 본회의가 열리면 참석해줄 것" 을, 한나라당은 "불참" 을 호소했다.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