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급공사 중단 가장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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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시 영도구 영선2동~청학1동 산복도로는 출퇴근때마다 차량들이 먼저가기 위해 왕복2차로의 도로를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이 도로는 1994년 착공해 2004년 완공예정으로 확장공사를 시작했지만 아직 5%밖에 진척되지 못했다.

공사를 시작해 놓고 나머지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7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총 2.1㎞의 공사구간 중 고작 2백48m만 개설된 상태다.

예산 부족과 무리한 계획으로 사업이 중단된 관급공사가 부산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행정자치부가 최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잔여 예산(국비.지방비)을 반영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된 사업은 모두 96건이며 이 가운데 79건이 부산지역 사업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 사업의 총예산은 1조2천2백60억원으로 이 중 2천4백27억원만 반영됐다.

부산시가 시행하는 사업은 장림유수지 배수로 공사.낙동강 고수 부지 종합개발.초읍터널 접속도로공사 등 4건이었다.

구청별로는 부산진구와 해운대구(각 11건).북구(9건).사하구(8건).금정구(6건).영도.동래구(각 4건).수영.기장군(각 3건).연제.강서구(각 2건).동구(1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초읍터널 접속도로 공사는 1997년 시작돼 공정률 5%에서 중단됐다. 94년 착공된 영도구 산복도로 확장공사는 5%만 진척됐다.

영도 동삼1동사무소~동삼파출소 도로 확장(15%).북구 구포동~낙동로 이면 도로개설(6%).금정 장전3동 금정초등~소정천 도로개설(10%)등은 착공한 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단됐다.

사업 기간이 지나버린 사업도 영도구 신선2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동래 온천1파출소~부산대 도로개설 등 14건이었다.

부산 경실련 이동환(李東晥)사무처장은 "주민편의를 위한 관급공사가 무더기로 중단된 것은 예산 배정을 잘못했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 손병렬(孫炳烈)예산총괄과장은 "IMF 체제 이후 재정난이 가중된 가운데 아시안게임 시설.지하철 공사.항만 배후도로 공사 등 급한 사업부터 우선 추진하다 보니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사업장이 속출하게 됐다" 며 "재정이 좋아지면 계속 추진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14건).대전(2건).전북(1건)을 제외한 시도는 중단된 관급 공사가 1건도 없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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