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인제고문 관련 '문건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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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은 11일 서영훈(徐英勳)대표로부터 두번이나 전화를 받았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徐대표의 부주의로 李고문과 관련된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오해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

徐대표가 '민주당 인사, 외교부에 미 공화당 전대(全大)참관 지원요구로 빈축' 이란 문건을 읽는 장면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문건은 "李고문이 8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는 내용을 담고 있다.

李고문측은 "李고문이 미국행 준비과정에서 외교부쪽과 대화한 사실조차 없다" 면서 '음해 문건' 으로 규정했다. 당 일각에선 "8.30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李고문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 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徐대표에게 문건을 전달했던 김덕배(金德培)대표비서실장은 출처를 묻는 질문에 "徐대표 수행비서가 '친전' 이라고 씌어진 봉투를 건네줘 그대로 올렸다" 고 말했다. 문건출처가 '당 외부' 를 지칭하는 듯한 말투였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 "당 문서가 결코 아니다" 고 못박았다. 당에서 만들었다면 金총장을 비난하는 표현을 썼겠느냐는 것이다.

문건에는 "金총장이 반기문(潘基文)외교부차관에게 '다시는 이런 일로 두번 다시 전화하지 않도록 해달라' 고 강권했다" 는 대목이 있다.

당 관계자는 "문건이 정보보고 형식으로 작성됐고, '외교부는…' 으로 시작되는 점에 주목하라" 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의 협조요청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외교부 일각의 불만이 과장돼 알려졌거나, 증권가 같은 곳에 떠도는 루머가 과잉평가돼 문서로 만들어진 것 같다" 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공보관실은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 이라며 "문건을 작성하지도, 전달하지도 않았다" 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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