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여름 피서지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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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설국(雪國)은 여름에도 시원하다.

겨우내 얼음조각이 그득찼던 삿포로(札幌)오도리(大通)공원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한가하게 그늘을 즐기는 부부의 모습과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조잘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눈과 얼음이 없다해도 섬나라 일본 속의 또 다른 섬 홋카이도(北海道)는 여전히 풍요롭고 매력적인 곳이다.

무엇보다 홋카이도의 관문인 신치토세 공항 주변의 끝없이 펼쳐진 들판은 '왜소한 것이 일본적인 것' 이라는 통념을 바꾸게 한다.

장마가 없는 이곳은 우리의 삼복 더위 철에도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7~8월의 낮 기온이 고작 26도에 불과하다.

홋카이도가 일본 본토 사람들이 휴가철에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히는 중요한 이유가 축복받은 날씨다.

관광의 보고 홋카이도의 자원은 날씨뿐이 아니다. 전국 16개의 활화산중 5개가 이곳에 위치해 있는 이섬에는 군데군데 수많은 온천이 있다.

이중 삿포로 동남쪽에 위치한 도모리베츠(登別)은 벳부.하코네와 함께 일본 3대 온천지로 명성이 높다.

지옥곡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의 노천 온천에는 섭씨 1백도의 수증기가 뜨겁게 구친다.

마을 전체에 유황냄새가 넘친다. 도모리베츠 관광협회의 이마이 히카루는 "세계 어느 곳에도 이런 온천은 없다" 고 자랑하며 "요즘은 온천수의 온도가 더욱 뜨거워졌다" 고 덧붙였다.

지난 3월 31일 화산 활동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우스(有珠)산도 관광의 명소. 사포로에서 남쪽으로 두시간 거리에 있는 우스산은 둘레만 43㎞에 이르는 도야(洞爺)의 절경을 앞에 두고 있다.

마을에서 1백여m 떨어진 산기슭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나 한때 이곳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이곳이 관광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삿포로의 매력이 자연의 혜택만은 아니다. 사람이 만든 관광의 명소. 오타루와 아이누 민속촌으로 유명한 시라오이가 있다.

오타루는 삿포로에서 서북쪽으로 40분 거리. 한때 석탄의 출하항구로 번영을 누리다가 쇄락했던 촌락이다.

그러나 석탄을 실어나르던 운하를 가꾸면서 이국적인 풍광의 관광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뮤직박스로 불리는 오르골과 유리제품으로 유명한 이곳은 최근 화제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또 가수 조성모의 '가시나무새' 뮤직비디오의 촬영지로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홋카이도 관광문의 : 일본국제관광진흥회 732-7525~6.

홋카이도〓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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