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김원형 11연패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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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첫 단추만 잘 끼우면 뻗어나갈 녀석인데…."

SK 박상열 투수코치는 4일 사직구장에서 롯데에 5 - 12로 대패한 뒤 선발투수 김원형을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다.

올시즌 1승도 올리지 못한 김원형이 이날도 3회를 넘기지 못하고 7실점하며 무너졌기 때문이다. 김은 올시즌 승수나 세이브 없이 8패뿐이며 방어율은 7.53에 이른다.

1998년 당시 쌍방울에서 12승13세이브7패(방어율 2.52)를 기록하며 '어린 왕자' 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김원형으로서는 차마 내밀기 부끄러운 성적표다.

김원형이 승리를 챙긴 것은 지난해 4월 18일 군산 두산전이 마지막이었고 그해 5월 2일 수원 현대전 이후 11연패를 기록 중이다.

SK는 믿었던 김원형마저 무너지면서 올시즌 팀 최다인 10연패에 빠졌다.

가뭄에 콩 나듯이 승수를 쌓아 승률 3할대에 올랐으나 지난달 22일 인천 롯데전부터 연패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SK의 승률은 0.263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7월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내려 앉는 중상을 입은 뒤 1년 가까운 재활훈련 끝에 올시즌 복귀한 김원형은 최고 구속이 1백42㎞에 달하고 주무기인 낙차 큰 커브도 전성기 못지 않은데도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답답할 뿐이다.

박상열 코치는 "문제는 자신감 결여" 라고 지적했다.

올시즌 첫 등판한 지난 5월 12일 인천 롯데전에서 1 - 1로 팽팽하게 맞서던 7회 중간계투로 나갔다가 김민재에게 결승타를 얻어 맞고 패전을 기록하는 바람에 심적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후 10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타선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SK는 김원형이 부진한데다 시즌 초반 '새내기 돌풍' 을 일으켰던 이승호마저 지난달 15일 인천 현대전 이후 4연패 중이어서 연패를 끊을 대안을 찾느라 고심하는 표정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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