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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당선자 비센테 폭스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콜라 맛처럼 기분좋은 정치인' -.

역사적인 멕시코 정권교체의 주인공 비센테 폭스(58)는 콧수염을 길러 친근한 인상 못지않게 탁월한 경영과 행정능력의 소유자다.

그는 장기 집권으로 정치 피로감에 빠진 5천9백만 멕시코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함과 동시에 그로서는 쉰여덟번째 생일날(2일)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1m95㎝의 장신인 폭스는 영업사원 출신으로 코카콜라 멕시코 지사장과 주지사 등을 거친 자수성가형이다.

1942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농업기술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멕시코시티의 사립명문 이베로 아메리카대에 진학해 기업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미 하버드대 MBA 출신이다.

졸업 후 코카콜라 현지법인에 입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영업.고객관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30대 중반에 사장자리에 올랐다.

87년은 그에게 선택의 해였다. PAN에 입당,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 이듬해 과나후아토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95년엔 과나후아토주 민선 주지사로 선출됐다.

그는 기업인으로 쌓은 경험을 행정과 정치에 접목시키는 능력도 탁월했다.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해 대표적 낙후지역이던 과나후아토주를 잘사는 주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빈곤추방.실업해소.부패척결 등을 내세우며 멕시코 국민의 '바꿔 열망' 에 불을 질렀다.

정치 노선은 가톨릭과 녹색환경당 등을 '변화를 위한 동맹' 에 끌어들인 중도우파. TV토론을 통해 선보인 침착한 말투와 부드러운 인상은 정권교체에 따른 불안감을 씻어줬다.

와이셔츠 차림에 가죽 부츠를 신고 오토바이와 말을 타고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주지사 시절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을 한차례 방문했었다. 취미는 독서와 클래식 음악 감상. 부인 릴리안 델라콘차 사이에 입양한 2남2녀를 두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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