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권역 ‘심뇌혈관센터’ 본격 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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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북대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 응급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의료기기를 점검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21일 오후 경북대병원 2층. ‘보건복지가족부·질병관리본부 지정 대구·경북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라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가자 ‘심혈관 질환 응급치료실’과 ‘뇌혈관 질환 응급치료실’이 나타난다. 두 응급치료실 안에는 각각 10여 개의 병상과 각종 의료기기가 설치돼 있다. 심장·뇌혈관 질환으로 위험에 빠진 환자를 살려낼 시설이다.

경북대병원의 대구경북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가 문을 열고 22일 진료를 시작했다.

이 센터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심장·뇌 혈관 질환 환자의 치료·재활 등을 위해 만든 것이다. 전국에 거점 센터를 만들어 응급환자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제주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개소했다. 심뇌혈관 질환은 심장과 뇌의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졸중과 심장 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대구시 안문영 보건과장은 “뇌졸중·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질환(선행질환)인 고혈압·당뇨 등을 합치면 사망률 1위가 심뇌혈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11월 대구경북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됐다.

이후 98억1000만원(국비와 자부담 포함)을 들여 센터를 만들었다. 2168㎡인 센터는 응급의료센터(응급실) 위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옮길 때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것이다. 이전에 치과진료동으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외래동 10층에 있던 신경과와 신경외과도 센터로 옮겼다. 관련 분야를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센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환자를 신속하게 처치하는 것이다. 이들 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이 지나면 사망하거나 치료를 하더라도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이곳에는 응급치료실 두 곳과 응급입원실도 있다. 환자가 도착하면 30분 이내에 처치에 착수한다. 막힌 혈관을 뚫는 풍선확장술도 90분 이내에 끝낸다. 병원 측은 이를 60분 이내로 앞당길 계획이다. 24시간 전문의 진료와 시술이 가능해 의료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병원 측은 “처치 시간이 이전보다 30분∼1시간 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심혈관촬영기·뇌혈관촬영기·뇌혈관검사기 등 52종 228점의 장비를 갖췄다.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 71명도 확보했다. 조영래 경북대병원장은 “센터가 치료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채성철 심뇌혈관센터장“적정한 시간 안에 최상 치료”

“심뇌혈관 질환 환자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겠습니다.”

대구경북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의 채성철(54·순환기내과 교수·사진) 센터장은 “환자가 적정한 시간 안에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가 갖추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응급실에서 심뇌혈관 환자를 심뇌혈관질환센터로 보내면 대기 중인 전문의 등 의료진이 즉시 처치한다는 것이다. 응급환자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혈관촬영장비 등 의료기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홍보와 교육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채 센터장은 “환자들이 질환을 알아야 이른 시간에 병원을 찾을 수 있다”며 “식생활 습관을 고치는 등 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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