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지 삼국시대 축조 가능성"-충북대박물관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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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삼한시대에 축조된 저수지로 중.고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충북제천의 의림지(충북도 지방기념물 제11호)가 삼국시대에 축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충북대박물관은 고고학.역사.지질.식생 등 분야별로 의림지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삼한시대 축조설은 타당성이 없고 AD4세기 삼국시대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박물관 조사단이 퇴적환경 변화가 적은 지점의 유기질 점토층 시료를 채취, 탄소연대측정으로 추정한 결과 최고 1천1백40년전에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단은 퇴적층의 퇴적비율(1년에 1.1㎜)로 추정하면 최고 1천7백75년 전까지 축조시기가 소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또 ▶AD5세기 고구려 장수왕이 제천지역을 점령했을 때 제천이 둑을 쌓았다는 의미의 내토(奈吐)군으로 이미 불리었다는 점▶주변에 삼국시대 유물이 분포한 점▶의림지와 관련된 우륵의 전설이 전해지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최소한 5세기 이전에 축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융조(李隆助.고고미술사)교수는 "삼한시대 축조설을 뒷받침할 만한 사료가 없는데다 삼한시대는 대규모 수리시설을 건설할 만큼 국가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소국이었다는 점에서도 토목기술이 발달한 삼국시대에 축조됐을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의림지는 둘레 2㎞, 면적 15만8천6백㎡, 저수량 6백60여㎥ 규모로 김제의 벽골제 등과 함께 중.고교 교과서에 삼한시대 축조물로 기술돼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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