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3M 사장 브래드 사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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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중앙 집중 대신 분산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게 우리 회사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브래드 사우어 한국3M 사장(41)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을 생산, 운영하는 3M의 경영원칙을 이렇게 설명했다.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은 수세미 같은 가정용 소비재부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핵심 부품같은 첨단 전자제품까지 모두 6만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한다. 한국3M도 6천여개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지난해 2천6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생산품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힘의 핵심은 철저한 분산경영에 있다. 40여개의 부서가 개별 회사처럼 움직인다. 각 부서가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기술 혁신에 매진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르고 효율적이다"

-제품 다각화 전략의 장점은.

"1~2개 제품에 전력을 다하는 것보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제품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제품이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또 전혀 별개로 보이는 제품이 실은 공통된 기술적 기반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효율성.비용 절감 효과 등이 극대화된다"

-연구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전세계적으로 29개의 연구소가 있으며 매년 10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 매년 5백여 개의 신제품을 내놓는데, 이런 신제품들이 4년 내에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시장 특성에 맞는 신제품 개발 계획은.

"꾸준히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수원에 있는 기술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이 센터는 지난해 3개의 특허를 받아 독자적인 한국형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앞으로 국내 센터를 한국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에서의 기술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한국 3M의 경영 목표는.

"2005년까지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LCD 시장이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의 모범 기업시민(cooperation citizen)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의사결정을 할 때 회사 이익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회사가 속한 지역사회.소비자 등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3M은 나주공장을 완공하고도 최신형 공해방지 시스템 도입을 위해 1년이나 공장을 가동시키지 않은 적도 있다. 소비자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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