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左)와 부엉이 바위에 놓여있는 태극기(右)
40여 가구 120여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뒤쪽에 범상치 않은 바위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는 낮지만 더 웅장해 보이는 것이 부엉이바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아침 스스로 몸을 던진 현장이다. 노 전 대통령이 떨어진 지점에는 작은 태극기가 놓여 있다. 해발 100m의 이 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면 오른쪽은 생가와 사저가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은 묘역이 자리잡고 있다.
정토사 수광전에 나란히 모셔진 고 김대중 ·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
6개월 남짓한 사이에 달라진 것이 적지 않다.
부엉이바위 200여m 위에 자리잡은 정토사. 일반 사찰의 대웅전 격인 이곳 수광전 안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 선배인 선진규 법사가 '두 전직 대통령이 생전에 보지 못한 영호남 동서화합을 내세에서 성취하기를 기원하며 모셨다'고 한다.
부산에서 왔다는 중년 부부는 "노 전 대통령이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한 뜻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다"며 부엉이바위를 찾은 뒤 정토암에 둘러 조용히 명복을 빌었다.
''봉하마을 친환경쌀 방앗간'' 모습
마을회관에서 사저를 거쳐 묘역으로 가는 길 곳곳에 상점이 들어섰다. 그러나 장사는 신통치 않다고 한다. 방문객 대부분 생가와 사저, 묘역, 정토원을 둘러본 후 이내 떠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화산 숲가꾸기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원으로 지정된 봉화산 231만 평방미터(70만평)를 웰빙 숲으로 가꾸어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확 달라진 것은 비서관들의 신분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위해 임명된 비서관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을 벗고 지난 9월 설립한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로 자리를 옮겼다. 아름다운 봉하는 봉하마을 주변 경관 조성과 함게 노 전 대통령 추모사업을 이끈다. 재단 사무국장을 맡은 김경수 전 비서관은 마을을 떠나지 않고 사저 일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회사에 복직해 미국으로, 딸 정연 씨는 서울로 제자리를 찾아갔다"고 했다.
노태운 기자
▶ [2009 그후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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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아사히TV '김정운 사진' 오보, 주인공 배석범씨
③ 회고록 낸 고 장진영 남편 김영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