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IT해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2001년 6월 12일. C무역회사의 과장 정중앙씨는 뉴욕 출장을 위해 인천국제공항행 버스에 올랐다.

신공항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고속도로의 가변정보표시판에 전구간 교통소통이 원활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고속도로에 지능형교통체계(ITS)방식을 도입, 버스 안에서도 전광판을 통해 공항 도착 예정시각까지 알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한 정씨는 항공권을 구입한 뒤 수하물을 탁송하기 위해 체크인 카운터로 다가섰다.

예전과 달리 항공권과 동일한 바코드를 수화물에도 부착했다. 승객과 수화물이 하나로 관리되기 때문에 수화물이 엉뚱한 항공기에 실리는 경우는 없어졌다. 수화물을 보낸 정씨는 공항이용안내시스템에서 뉴욕의 날씨와 기온 등을 체크하고 인터넷을 통해 현지 호텔을 예약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자 자신이 예약한 방의 번호까지 나왔다.

출국장으로 나갈 때는 출입국 심사를 받는 대신 새로 발급받은 전자여권을 판독기에 대는 것으로 절차를 끝냈다.

MRP(Machine Readable Passport)제도가 도입되면서 데이타베이스에 등록된 요주의 인물 외에는 심사가 생략된 것이다. 보안검색.여권심사.세관신고까지 출국 수속에 걸린 시간은 '통틀어 '30분에 불과했다. 미리 그려본 인천국제공항의 개항 후 모습이다.

1992년 11월 1단계 건설공사를 시작한 인천국제공항이 1차 시설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오는 30일 1차 시설 준공식을 가진 후 9개월 동안 종합 시운전을 하고, 내년 3월 정식 개항한다는 목표다.

국제선 전용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지금까지 우리가 이용해 왔던 공항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 '21세기 꿈의 공항' 으로 설계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상호 건설관리본부장은 "무엇보다 공항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복잡한 절차와 각종 심사 과정을 첨단 IT시스템을 대거 도입하면서 단순화했다" 고 말했다.

또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과 지상 이동, 각종 방범.방재, 승객과 화물.항공기 및 공항시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IT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공항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는 여객의 수화물이 얼마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류돼 해당 목적지로 운반되는가로 가늠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수화물 처리시스템(BHS:Baggage Handling System)은 중앙집중 자동분류방식을 채택해 시간당 3만3천여개의 수화물을 처리하도록 돼 있다.

각 수화물은 출발.조기수속.대형.단체.환승.도착수화물로 구분돼 출발수화물은 15분, 환승수화물은 10분, 도착수화물은 5분 내에 처리한다.

필요할 경우 자신의 짐보따리가 어디에 있는지 바로 파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항의 핵심은 무엇보다 안전. 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관제시설 중 레이더데이터자동처리장치(ARTS)는 ▶항공기의 고도 이탈을 사전에 감시해 경보하는 최저안전고도경보기능(MSAW) ▶항공기간 비행경로를 감시하여 충돌을 방지하는 충돌경보기능(CNF)▶군 작전 지역 등의 비행금지구역 침입경보기능(RAIW) 등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위성항행시스템은 기존의 재래식 항공보안무선시설 대신 인공위성을 이용해 비행정보를 제공하는 최첨단 시설이다.

이같이 각 부분에서 자동화한 IT시스템은 세계 최초의 종합정보통신시스템(IICS)으로 완성된다.

조준형 시스템통합관리팀장은 "공항 전체를 인공지능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도록 하는 종합정보통신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공항 내 모든 시설을 일괄 관리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공항 전지역으로부터 음성.데이터.영상정보가 통합해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보내져 공항 관리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동명 마케팅담당 이사는 "4년5개월 동안 7백71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완성된 종합정보통신시스템은 중국.일본의 공항보다 뛰어난 첨단 서비스를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원낙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