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지는 MS 대응과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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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 연방지법의 회사 분할 명령으로 창업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회사를 2개로 쪼개놓고도 지금과 같은 지위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지, 투자자들은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최고경영진은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MS는 장기적으로는 '분할, 그 이후' 에 대비하면서도 당장은 판결 뒤집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향후 대응〓우선 항소와 이의제기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회사 분할에 대한 대응논리를 개발, 대법원에서 이번 판결을 뒤집는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토머스 펜펠드 잭슨 판사는 MS측에 4개월 이내에 회사분할 계획을, 정부측에는 60일 이내에 이에 대한 권고안을, MS측에 다시 이로부터 30일 이내에 권고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토록 했다.

그러나 이는 스케줄에 불과할 뿐 MS가 항소와 상고 등의 법적 절차를 끝까지 밟겠다고 밝히고 있어 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MS는 또다른 기업과의 계약시 경쟁사를 배제토록 하는 등 지금까지 계속해온 불공정 영업관행을 개선하라는 명령에 대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 조치들은 판결 90일 이후에 발효하며 항소절차가 진행되는 3년간 효력을 지니게 된다.

MS는 과거 자사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워싱턴 항소법원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이번에도 MS의 손을 들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사건이 법무부 요청에 따라 항소법원을 뛰어넘어 바로 대법원으로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 분할 이후〓업계에서는 MS가 분할될 경우 독점력을 잃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다.

윈도가 운영체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95%에 이르는 등 사실상 소프트웨어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이상 MS의 영향력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컨설팅회사인 퓨처브랜드의 수석분석가인 티모시 라이언은 "MS는 분할 이후 동종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운영체계와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여전히 독점적인 지위를 갖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2개의 독점 회사가 다시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 업계.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윈도 소스 코드가 공개되면 컴퓨터 업체들은 윈도 프로그램을 변경,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윈도와 경쟁관계에 있는 리눅스.애플사 등의 운영체계를 채택한 컴퓨터 사용이 증가하는 등 선택의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 운영체계의 호환성 문제로 소프트웨어나 자료를 공유하는 데 큰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익히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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