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세상] 첫번째 이야기 - 기업인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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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파장이 천안·아산 지역까지 도착 하는데 불과 몇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미국 내 수요가 급감하면서 우리 지역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주가와 환율이 널뛰면서 돈 가뭄으로 인해 기업체들의 부도가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얼마나 오래갈지 몰라 불안해하던 우리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밤새 켜져 있던 충남테크노파크 내 기업들도 불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올 초여름부터 기업들이 서서히 불을 밝히기 시작하고 빈자리가 많던 충남테크노파크 통근 버스는 만석이 됐습니다. 80% 안팎이던 기업 입주비율은 이제는 100%가 됐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단면도를 보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작년 이맘때 ‘어려운 때 일수록 연구개발에 매진해 회복기를 대비하자’고 했습니다. 충남테크노파크도 연구개발 사업화 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내고 기업에게 필요한 투자를 유치하고 임대료를 못 내는 기업에게는 유예기간을 주었습니다. 미국 일변도의 시장에서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으로 시장개척단을 꾸려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한 130개 기업들은 올해 말까지 2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입니다. 40여 개 졸업 기업까지 합하면 5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됩니다. 충남테크노파크에서 지원 받고 있는 250여 개 가족기업들의 매출액을 합하면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8년 대비 20%의 성장이다. 올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입니다.

기업인 여러분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존경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의 노력이 합해져서 우리나라의 금년도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는 266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따돌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독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연말 무역수지 흑자도 사상 최고치인 400억 달러 선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 IMF는 한국의 2009년의 경제성장률이 -4%라는 비관론에서 0%로 상향 전망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0.25%의 플러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위기탈출 속도는 가히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저는 이 놀라운 현장이 바로 천안·아산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충남테크노파크의 불빛이 하나 둘 꺼지면서 한국경제는 침체로 돌아섰고 다시 켜지는 불빛과 만석이 되는 통근 버스에서 한국경제의 회복을 예감했습니다. 우리 지역 기업들이 한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것입니다.

충남테크노파크에는 얼마 전 미국 GM의 캐딜락에 들어갈 핵심부품을 개발해 3000만 달러 수출을 계약한 자동차 부품기업이 나타나고 올해 1500만 달러 수출했던 IT 기업은 내년에 3000만 달러로 목표를 두 배나 높여 잡았습니다. 내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워너브라더스와 같은 초일류 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펼칠 충남테크노파크 기업들이 현재 거대한 공룡 알 여러 개를 부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는 내년도 세계 경제 회복을 전망하면서 우리나라가 내년에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4.4%의 경제성장을 이룬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이 수치는 크게 높아 질것입니다. 우리 천안·아산지역 기업들이 대한민국 경제의 바로미터입니다.

김학민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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