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도피 중인 변인호 범행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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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국으로 도피 중인 변인호씨가 검찰에 구속된 것은 1997년 11월. 당시 검찰은 "卞씨가 국제통화기금 체제 직전 불황과 증권시장의 불안을 틈타 8개 은행과 10여개 기업체를 상대로 무역.어음 사기, 주가 조작 등을 통해 3천9백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였다" 고 밝혔다.

80년대 초 서울 J대를 중퇴한 卞씨는 중소전자업체에 근무하며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누나 변옥현씨의 일을 도와주면서 경매와 주식시장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음 할인업을 하던 97년 1월 한보철강의 부도로 2백60억원의 빚을 지게 되자 사기행각을 시작했다.

卞씨는 미국에 있던 두 동생들을 동원, 외국에 7개의 유령회사를 차린 뒤 폐기처분된 반도체를 사들여 사용가능한 16메가D램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 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 명목으로 2천7백여억원을 가로챘다.

그는 또 H전자와 D대학을 상대로 어음을 할인해 준다며 1천2백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당시 卞씨는 "외무장관을 지낸 卞모씨가 할아버지며, 어머니는 국내 7대 전주(錢主)의 한 사람으로 삼성.현대도 좌지우지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급 승용차에 보디가드를 대동한 채 특급호텔을 드나들었고 사기 피해자들에게 20억~40억원의 채권.수표 다발을 보여주면서 재력을 과시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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