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교예단 첫 공연] 탄성 또 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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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최고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달말 입국해 1주일간 비공개로 공연준비에 임해온 평양교예단은 4일 첫 공연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장인 잠실실내체육관은 평양교예단의 공연을 위해 높은 구조물들이 들어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았다.

오후 6시부터 입장이 허용된 체육관은 1만5천개 좌석은 오후 7시 관객들로 가득 찼고 맨 앞자리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30여명을 비롯해 소년소녀가장.무의탁 독거노인.정신대 할머니.실향민 등 2천명이 초대돼 공연을 즐겼다.

프로그램 첫 순서인 '탄력비행' 이 시작하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공연을 지켜봤다.

18m 높이의 안전판 위에서 번지점핑을 연상시키는 탄력비행은 1백분의 1초까지 맞춰야 하는 고난도 기예. 교예단은 이어 '발재주' '모자재주' '장대재주' '공재주' '원통굴리기' 등 무르익은 실력을 펼치며 흥을 돋웠다.

관중들의 박수와 인기를 한몸에 받은 이는 지난해말 통일농구대회때 서울서 한차례 공연한 최선화(27)씨. 고난도 묘기 뿐만 아니라 빼어난 미모의와 미소로 관중들을 사로잡은 최씨는 이번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있고 널뛰기 묘기에서 공중 4회전과 공중도약상태에서 링으로 줄넘기 등을 선보여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 관객들로 부터 가장 박수를 많이 받은 프로그램은 요술. 인민배우 김철 부자가 요술을 보일 때마다 객석에서 환호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30m 높이에서 줄을 타고 나는 '날아다니는 처녀들' 이 예비종목으로 이날 무대에 올려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1952년 '국립교예단' 으로 출발한 평양교예단은 세계적 수준의 북한 서커스단. 3백여명의 교예배우와 기술요원까지 합해 7백여명이 넘는 매머드 인원 구성이다.

지난해 10월엔 중국에서 열린 제7차 중국 우치아노국제교예축전에서 '공중철봉비행' 묘기로 최고상인 금사자상을 받았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공연 내내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완벽한 공연을 보여중 교예단에 박수를 보낸다" 며 "시설문제로 이번에 서울공연이 성사되지 않은 동물교예와 빙상교예.수중교예를 다음번 서울공연때 기대한다" 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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