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페이서스, 기선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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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오스틴 파워'.

7차전까지 가는 격전 끝에 마이애미 히트를 누르고 미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4강(지구결승)에 진출한 뉴욕 닉스의 작전판에는 페이서스의 벤치멤버 오스틴 크로셔에 대한 대책이 없는 듯했다. 그것이 끝내 화근이 됐다.

닉스는 페이서스의 레지 밀러를 19득점, 제일런 로즈를 17득점으로 묶었다. 그러나 릭 슈미츠(16득점)의 교체멤버로 투입된 크로셔에게 내준 22득점은 너무 많았다.

닉스는 88-102로 패해 먼저 1패를 떠안았다. 크로셔는 3점슛 4개 포함, 야투 10개중 7개를 명중시켰고 4쿼터에 11득점을 몰아넣었다.

78-72로 쫓긴 4쿼터 초반 로즈와 랑데부 3점 아치를 그려 90-74로 벌리는 대목이 하이라이트.

경기종료 2분 전 닉스가 찰리 워드(14득점).앨런 휴스턴(18득점)의 슛으로 82-93까지 따라붙었을 때 자유투 2개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크로셔는 1쿼터에도 빛났다. 동료 마크 잭슨의 3점슛이 빗나가자 순식간에 닉스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볼을 낚아채 버저비터로 연결, 스코어가 35-17로 벌어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페이서스 쪽으로 기울었다.

닉스의 끈기도 대단했다. 2쿼터 초반 18점차까지 처졌지만 48-52로 따라붙은 채 전반을 마쳐 후반에 기대를 걸게 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크로셔에게 결정타를 맞으면서 닉스의 꿈은 사라졌다.

닉스가 시리즈 첫판을 내준 것이 처음은 아니다. 히트와의 8강전에서도 1차전은 패했고 2승3패의 열세를 뒤집고 4승3패로 지구결승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통산 21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페이서스는 첫판을 이길 경우 그 시리즈에서 전승했고 패하면 탈락한 전력이 있다.

이제 시리즈는 닉스의 끈기와 페이서스의 전통이 충돌하는 형국이 됐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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