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환의 마켓뷰] 내년 코스피 최고 2000P 갈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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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 침체가 각국 정부의 정책 공조에 따라 바닥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증시 전망은 엇갈린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가 50% 상승한 상황에서 긍정적 요인은 신흥시장의 소비 증가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이다. 반면 최근 경기지표 둔화, 두바이발 쇼크,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등의 부정적 요인도 만만치 않다.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상충하면서 증시 흐름이 박스권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내년 증시 전망도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0년 시장은 굴곡은 있겠지만 장기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국내 수급에 있어서 적립식 펀드 자금의 흐름은 정체돼 있지만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이 목표치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엔 투자액이 늘어날 공산이 큰 것이다. 주식 비중 확대 금액까지 감안할 경우 내년 연기금의 최대 주식 매입 금액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국내 기업의 상대적 이익 성장과 2010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8배로, 다른 국가와 대비해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의 매력으로 인해 내년에도 ‘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올해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이어 2010년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시도도 기대해 볼 만하다.

둘째,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정보기술(IT)·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소비 증가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2010년 증시의 화두는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 시기와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 약달러 진행의 정도와 속도, 이머징마켓의 소비 증가, 코펜하겐 기후협약 등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증시에선 기업 인수합병(M&A),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이 변수가 될 것이다.

글로벌 증시 변수를 점검해 보면 미국의 고용시장은 1분기를 기점으로 안정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약세 또한 급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출구전략 초입 국면에서 금융시장은 과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증시 변수로는 2011년 도입되는 IFRS는 연결재무제표 작성과 자산 재평가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외형 증가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인 매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M&A·FTA 등의 경우 역시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2010년 코스피 밴드는 1450~2000포인트 수준이 예상된다. 내년 주요 기업 예상 순이익 규모를 감안할 때 2010년 저점 수준은 PER 10배 수준인 1450포인트 정도로 전망된다. 또 밴드 상단은 국내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8%, 목표 PER이 13.3배, 우호적인 외국인의 수급을 감안하면 2000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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