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2011년 말 심각한 인플레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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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석학 헤르만 지몬(62·경영학·사진) 박사는 현재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인해 2011년 말께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면 민간소비를 늘려야겠지만 독일이나 한국처럼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수출을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몬 박사는 또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는 기업들은 원가절감이 아닌 판매전략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와 e-메일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파장으로 변화한 소비자의 행동에 맞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가 현대자동차”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2월 미국에서 선보인 ‘실업보장 프로그램’을 두고 한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동차를 산 고객이 1년 안에 실직할 경우 신용도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자동차를 되사주는 것이다. 지몬 박사는 “현대차는 미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업이라는 두려움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판매 프로그램을 도입한 첫 회사”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실업보장 프로그램 등으로 올 1월 3.1%이던 미국 시장점유율을 10월에 4.3%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판매 대수가 27% 급증한 덕분이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를 늘린 유일한 자동차 회사가 됐다.

문병주 기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독일의 피터 드러커’라고 불린다. 전 세계 우량 중소·중견기업의 사례를 분석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이라는 경영학 저서에서 강소기업의 모델을 세웠다. 최근에는 『승리하는 기업』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묘방을 제시했다. 1995년까지 독일 마인츠 대학, 빌레펠트 대학 등에서 경영학을 가르쳤다. 현재 ‘지몬-쿠허 파트너스 전략·마케팅 컨설턴츠’라는 경영컨설팅 업체의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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