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서울대 입시 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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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에서는 모집인원의 80%를 뽑는 일반(추천제)전형을 정시모집에서 실시키로 해 타 대학의 수시모집에 혼란이 예상된다.

또 논술고사를 폐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선 고교에서의 논술 관련 교육이 위축될 전망이다. 게다가 대입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 가운데 고교의 내신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대책이 미흡해 '입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크다.

◇ 전형시기 논란〓2002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그런데 서울대가 일반전형을 타 대학들과 일정이 함께 잡히는 정시모집에서 실시키로 확정했다.

문제는 2001년 9월 이전에 타 대학들이 전체 모집인원의 10% 이내를, 9월 이후 수능시험 이전까지 나머지 수시모집 인원을 뽑는다는 점. 서울대의 일반전형이 수능이후에 실시되면 서울대 지원 희망자들이 타 대학들의 수시모집 응시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는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수능시험 시행시기를 현행(11월 중순)보다 3개월 가량 앞당겨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이를 전제로 일반전형은 가급적 수능시험을 치른 이후에 단 한차례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는 입장이다. 서울대측은 "교육부가 수능 일정을 앞당겨주지 않는다면 수능시험 이전에 지원을 받고, 수능 이후에 전형을 할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 논술 폐지 논란〓서울대가 논술고사를 폐지하면 여타 대학도 이를 뒤따를 것이고, 결과적으로 일선 학교에서의 독서와 작문수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논술고사가 도입되면서 일부에서는 논술과외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암기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의 효과도 있었다.

또 논술 폐지로 학생부성적과 면접.구술고사 등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하지만 현재 고교 2학년부터 학생부 성적 산출방법이 절대평가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학교에서 성적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났었다.

서울대는 당초 내신 부풀리기에는 추천인원 제한 등 불이익을 주기로 했으나 이번 입시안에서는 불이익에 대해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또 모든 전형에서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인사들의 추천서를 요구하고 있으나 추천서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아 논란도 예상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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