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규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 “전통주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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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하이트·진로그룹이 전통주 시장에 진출 한다. 소주·맥주도 다양하게 만든다.

이장규(사진)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술 제품을 선보여 선두 주류업체로서의 위상을 갖출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전통주를 만들 수 있을까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는 영세 업체들과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하지만 최고급 막걸리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새로 출범한 그룹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의 대표이사 겸 그룹 경영기획본부장에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제품 다양화를 비롯한 그룹의 전략을 다듬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미국형과 일본형을 검토한 결과 절충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맥주업체가 맥주회사만을 인수합병(M&A) 하는 등 한 가지 업종에 치중하는 반면 일본 주류업체들은 맥주와 소주, 기능성 음료에다 부동산업이나 식당 컨설팅까지 다양하게 진출해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두 가지 모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주류라는 영역 내에서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와 ‘맥스’, 두 가지 브랜드를 갖고 있는 맥주 제품도 재정비에 나선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브랜드위원회를 설치했다. 한 가지 브랜드인 ‘카스’와 달리 두 가지를 갖고 있는 만큼 위원회에서 각각의 브랜드 전략을 결정할 것”이라며 “맥스 맥주의 맛과 종류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트와 오비맥주가 서로 양해하면 되던 시대는 갔다”며 “다양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기술제휴나 자본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알코올 도수 20도 정도의 소주를 마시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마시게만 하면 성과가 날 수 있다”며 “1차 목표는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진로는 최근 중국인의 입맛을 겨냥한 소주 제품을 개발해 수출에 나섰다. 그룹 관계자는 “2007년 8월 영입된 이후 이 부회장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진출에 특히 관심을 보여 왔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여성인력 채용을 확대해 기업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주류회사의 특성상 영업직에 남성만 채용해 왔었는데 처음으로 여성사원을 뽑았더니 발톱이 빠질 정도로 일하더라”며 “주류 영업 스타일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1월부터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영업·마케팅이 통합되는 것을 앞두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합병한 지 5년이 경과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조건을 충족함에 따라 2011년부터 영업조직을 통합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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