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책 같은 'e-북' 곧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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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전자책(e-북)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기술 개발이 불꽃을 튀고 있다.

e-북의 콘텐츠 확보와 함께 아직까지 기술 개발의 중심은 해킹을 막을 수 있는 e-북 판독기의 기술력에 맞춰있다.

최근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종이나 잉크 등 종이책의 모든 요소를 갖춰 시각.촉각을 만족시키는 '감성 북' 개발을 서두르는 곳이 있어 화제다.

최근 MIT출신이 세운 미국의 벤처회사 E잉크는 2003년까지 종이와 느낌이 똑같은 전자종이(e페이퍼)인 '라디오 페이퍼' 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종이의 질감이나 잉크의 느낌까지 똑같지만 종이책과 다른 점은 마치 컴퓨터 스크린이 바뀌듯이 e페이퍼 위의 전자잉크(e잉크)가 변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e페이퍼 개발이 완료되면 이런 e페이퍼 4백장을 묶은 '진짜' e-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책장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독서하는 방식은 종이책과 다를 바 없지만 한 권을 다 읽고나면 전화선이나 무선 리시버를 통해 책 전체 내용을 다운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E잉크측은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상과학소설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하지만 현실화돼가는 중" 이라고 밝히고 있다.

루센트 테크놀로지가 지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5천3백만 달러의 투자자금을 모은 것만 보아도 이런 주장이 아주 황당무계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직 종이질감을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e잉크 개발은 상당히 진척돼 있다.

초보단계이지만 이를 이용한 상품이 벌써 시장에 나왔다. 바로 광고판이다.

백화점 체인인 J.C.페니가 처음 E잉크 제품으로 내부 광고판을 만들었고, 야후 역시 이 제품을 이용해 광고판을 계속 바꾸고 있다.

이제 시작이지만 최종목표는 역시 e-북이다.

이런 꿈의 현실화는 MIT의 미디어랩 교수인 조 제이콥슨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는 MIT 재학생인 일버트와 코미스키와 함께 e-북 개발 프로그램 연구를 처음 시도했다.

1977년 앨버트와 코미스키는 이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E잉크를 설립했고 현재 순조로운 진행을 하고 있다.

제록스사 역시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시의 연구센터에서 E잉크와 경쟁할 수 있는 e페이퍼를 개발중이지만 업계 선두는 역시 E잉크로 평가되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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