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 일본 유엔학회 이사장 "중국, 일본 상임이사국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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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이 세계 평화에 좀 더 공헌하기 위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 등 어려움이 많다."

아카시 야스시(明石康.73.사진) 일본 유엔학회 이사장 겸 전쟁예방센터 회장이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상임이사국 진출 등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유엔과 국제위기 관리'가 주제인 한.일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인 그를 17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외무성 직원을 거쳐 1979~97년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유엔 전문가다.

그는 "59년 전 51개국으로 유엔이 창설될 때와 191개 회원국이 있는 지금은 환경이 너무 다른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처음대로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국인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 2위국에다 유엔 분담금도 미국 다음으로 많이 내는 일본도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걸프전 이후 유엔 평화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일본이 세계 평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전망을 그리 밝게 보지는 않고 있다. 상임이사국 숫자를 늘리기 위해선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 승인을 받아 유엔 헌장을 개정하고, 5개 상임이사국 모두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4개 상임이사국이 찬성하고 있지만 중국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독일.인도.브라질도 상임이사국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주변국인 이탈리아.파키스탄.멕시코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일본이 아직도 과거 (침략)역사를 완전히 반성하지 않고 군국주의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에서 제기되는 '준상임 이사국 신설'방안에 대해선 "상임.비상임에다 준상임을 만드는 것은 이상하다"며 반대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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