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북한에 전자 공단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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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삼성그룹이 북한에 대규모 전자공업 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북한측이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의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사장)은 3일 "삼성은 북한의 남포.해주 인근에 50만평 규모의 전자공업 단지를 세우는 방안을 북한측과 협의하고 있다" 고 밝혔다.

李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측이 이건희 회장의 북한 방문을 오래 전부터 요청해 왔다" 고 말해 협의가 진전되면 계약서 서명 등을 위해 李회장이 북한을 방문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삼성의 북한 전자단지 조성사업은 앞으로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되며, 5억~10억달러 정도를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李본부장은 덧붙였다. 이 단지에는 삼성의 전자 관계사와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TV.냉장고.전화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李본부장은 그러나 "공단조성 기간이나 입지.물자 수송방법 등에서 북한측과 이견이 있어 공사를 착수할 때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는 "북한에 대단위 전자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수년 전부터 북한측과 협의해 왔는데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요청해오면서 협상이 진전됐다" 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북한의 백두산.묘향산 관광지 개발사업도 장기 추진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그룹 전체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3조2천억원에 이르는 풍부한 사내 유보금을 바탕으로 바이오 산업에 앞으로 3년 동안 3천억원 정도를 투자하는 등 올해 투자계획을 당초 계획한 6조2천억원에서 9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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