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된장마을'서 도완녀 첼로 음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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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정선군에는 가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작은 첼로 음악회가 열리는 곳이 있다.

임계면 가목리의 세칭 '된장마을' . 연주자는 서울대음대와 독일 뤼벡 국립음악원을 나온 도완녀(46)씨.

그는 첼리스트로서 된장 공장을 차리고, 93년 돈연 스님과 결혼한 독특한 삶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공연 장소는 그가 운영하는 된장.간장.고추장 공장.

날씨가 좋으면 장독 1천5백여개가 놓인 마당에서 공연을 하고, 궂은 날에는 공장 2층의 다실(茶室)이 무대가 된다.

연주 뒤에는 그의 삶 이야기와 부부 사랑론이 이어지고, 주변 솔숲길을 산책할 기회도 주어진다.

여행객이 하나하나 오는 대로 연주회를 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단체를 구성해 미리 전화(0398-562-8156)를 하고 가야 한다.

연주회와 강연, 그리고 전통차 한잔은 무료다.

대신 도씨는 찾아온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만든 된장.간장이 정갈하고 맛있다고 선전을 한다.

음력 정월에 두타산 계곡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을 떠다 장을 담갔고, 때때로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듯 메주에게 첼로 연주를 들려주며 숙성시킨다는 도씨의 얘기를 듣다보면 대개 1㎏ 비닐포대에 담긴 것 한두개쯤은 살 마음이 생기게 마련.

오는 15일이면 올해 담근 햇된장이 나온단다.

정선에서 동해시로 42번 국도를 타고 가다 백복령 쉼터 직전에서 우회전해 4.5㎞쯤 들어가면 오른쪽에 된장마을이 나온다.

우리여행사(02-335-7137)와 여행자클럽(02-2277-5155)은 매주말 정동진 해돋이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된장마을에 들린다.

승우여행사(02-720-8311)는 주말마다 정선.동해 지역의 전래 장터와 된장마을을 돌아온다.

글.사진〓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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