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수능 어떻게 바뀌나] 문제점은 무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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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재 고교 2학년이 응시하게 되는 2002학년도 수능에서 총점에 따른 석차백분위 성적이 없이 등급화됨에 따라 수험생이나 대학은 벌써부터 고민이다.

수험생들은 "가뜩이나 쉽게 출제되는 수능이 더욱 변별력이 없어지게 되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느냐" 며 난감해하고 있다. 대학 역시 "올해 고교 2년부터 학생부 성적 표기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뀜에 따라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극심했는데 무엇을 근거로 학생을 뽑느냐" 며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 동점자 속출〓교육부는 대학들이 등급화된 수능점수를 활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한 총점 등급, 영역별 등급을 사용하면 학생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2000학년도 수능성적 결과를 적용해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총점을 기준으로 1등급(4%)이내에 인문계는 1만8천여명, 자연계는 1만2천여명이 몰려있다. 영역별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수리탐구Ⅰ영역의 1등급은 인문계의 경우 80점 만점에 73점을 받으면 되는데, 1등급안에 인문계는 4만3천7백여명이나 밀집돼 있다.

다단계 전형을 실시해 총점으로 한차례 걸러내고, 영역별 성적으로 또 한차례 걸러내도 남는 학생이 너무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이 좋아야 합격할 수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게 된다.

◇ 전형기간 촉박〓2002학년도 수능시험 시기가 종전과 마찬가지로 11월로 잡혀있을 경우 대학들이 다단계전형을 실시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서울대는 수능시험 시기를 2개월 이상 앞당기고, 출제 범위도 고교3학년 1학기까지로 좁혀야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여러차례 제기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충분한 전형 기간을 주지 않고서 다단계 전형을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고 주장하고 있다.

◇ 믿을만한 전형자료 전무〓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 역시 학교간 학력 차이가 큰데다 절대평가제로 산출방식이 바뀌면서 상당 부분 부풀려져 있다는 점에 대학들은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등이 성적 부풀리기에 나선 고교에 대해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가려낼 기준은 마땅치 않다. 봉사활동 등 비교과 성적 역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전형자료다. 정보소양인증제도 고교생 90여만명이 이미 따놓은 상태여서 전형자료로 활용하기

<문제점>

▶ 동점자 속출 -수능 변별력 낮아 동일등급內 수만명

▶ 촉박한 전형기간 -수능 11월 실시땐 다단계 전형 불가능

▶ 전형자료 신뢰성 -고교 성적 부풀리기 적발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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